세종특별자치시 수화통역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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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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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ARS 본인인증에… 청각장애인은 웁니다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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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세종수화
작성일자 : 2015-10-28 16:47:43 조회 : 1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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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만명이 기가 막혀… 금감원, 개선 권고에도 일부 은행 늑장 대응

전화로 번호 듣고 입력, 주변 도움 없인 불가능
어쩔 수 없어 영업점 가도 수화하는 직원 찾기 힘들어

 

청각장애인 이효진(28)씨는 얼마 전 집에서 시중은행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100만원을 이체하려다 포기했다. 은행 측이 공인인증서를 통한 본인 인증 외에 추가로 'ARS(자동 응답 시스템) 본인 인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청각장애인 방혜숙(32)씨 역시 시중은행 인터넷 사이트에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으려다 'ARS 본인 인증'의 벽에 부딪혔다.

시중은행들은 보안 강화를 위해 2013년부터 인터넷 사이트와 스마트폰 앱 사용자들에게 'ARS 본인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공인인증서만으론 전자 금융 사기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한 금융위원회가 2013년 9월부터 모든 금융회사에 '추가 본인 인증' 절차를 더하도록 한 데 따른 조치다. 문제는 일부 시중은행에서 추가 인증 수단으로 ARS 전화 방식만을 쓰면서 청각장애인들은 아예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공인인증서를 인터넷에서 발급받을 때 ARS를 통해서만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도 개인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금융 거래 전용 기기로 등록할 때는 ARS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ARS로 본인임을 인증하려면 이용자는 은행과 카드사에 등록해둔 개인 전화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 지시대로 다이얼 번호를 눌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인증번호를 온라인 뱅킹 화면에 표시해 청각장애인을 배려했지만 이용자 방혜숙씨는 “안내를 듣지 못한 채 전화로 본인인증을 하려니 늘 긴장된다”고 했다. 25만여명에 달하는 청각장애인들은 주변의 도움 없이는 이용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불편을 참다 못한 청각장애인들의 민원이 이어졌다. 정부의 공식 민원 접수창구인 국민신문고에도 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이 접수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시중 7개 은행에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ARS 외의 추가 인증 수단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청각장애인들은 눈으로 볼 수 있는 문자메시지를 통한 본인 인증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 시중은행 보안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인증 방식은 인증번호 해킹 위험성이 높아 금융 업계에서 점점 사용하지 않는 추세"라며 "내년까지 은행에 방문하지 않아도 본인 인증이 가능하도록 대체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그전까지는 은행에 방문해 안내를 받아달라는 말이다.

각 은행 고객센터는 불편을 제기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영업점을 방문해 OTP(One Time Password) 보안카드를 발급받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으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청각장애인 김명아(36)씨는 "청각장애인 중에도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은데 언제 방문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또 영업점을 찾아도 청각장애인을 응대할 수 있는 직원을 만나기 쉽지 않아 꺼려진다"고 했다.

한국농아인협회 관계자는 "금융 업계의 ARS 본인 인증 관련 문제는 한국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부족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인터넷·모바일 뱅킹에서 본인 인증 수단으로 ARS전화만 제공하는 문제를 2014년부터 해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해왔다"며 "정책 고안 단계부터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해 배려할 수 있었을 텐데 한국 사회에선 이런 작은 배려가 부족하다"고 했다.

[키워드 정보] 금감원, 'ARS 본인인증' 개선 권고에도 일부 은행 늑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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