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 수화통역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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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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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로 통하는 세상 - 감동이 있고 따뜻한 세상 Best
183.107.☆.183
작성자 : 세종사랑
작성일자 : 2013-11-15 09:45:32 조회 : 1678

나는 어릴 때 동네 할머니들 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지내는 할머니들에게 정이 무엇인지 배웠다.

그중에서도 잊히지 않는 할머니가 계시다.

말을 하지 못해 동네에서 '말머니 할머니'라고 불리셨던 분.

당시 나는 할머니에게 청각 장애가 있다는 사실도, 의사소통의 수단인 '수화'도 몰랐다.

뒤늦게 수화를 안 뒤 '그때 수화를 배웠다면 할머니의 말벗이 되어 드렸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 이후 수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시골에 살던 터라 수화를 배울 곳이 없어 책을 보고 혼자 공부했다.

그러다 서울에 와서 수화 동호회와 수화 교실 등을 통해 수화와 가까워졌고, 농아인을 직접 만나면서 살아 있는 수화를 배웠다. 

농아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하루에 몇 곳이나 옮겨 다니며 수화 통역을 했다.

그러던 중 박물관에 수화 해설가라는 직업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 길을 택했다.

얼마 전 만난 농아인은 네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되었는데 본인이 태어난 한국을 알고 싶어 박물관을 찾았다고 했다.

우리 문화재에 담긴 얼과 뛰어난 솜씨에 감탄하며 유심히 관찰하던 그분은 수화를 통해 한국 문화와 역사를 잘 이해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벨기에 농아인 부부는 수화 해설가가 있을거라고 생각 못한 터라 더욱 감동받았다며 나를 꼭 안아 주었다.

6월에 '아시아 태평양 농아인 경기 대회' 각국 선수단을 초청했을 때는 타국에서 큰 대접받았다며 수화로 사랑한다는 표현과 함께 직접 그린 용 그림 족자를 선물한 농아인도 있었다.

농아인들과는 작별 인사를 하는데만 한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만큼 정이 많이 때문이리라.

그럴 때면 수화로 소통하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동안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지만. 정작 나야말로 농아인과 수화를 나누며 감동받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샘솟는다.

요즈음 많은 관람객이 수화 해설을 신기해하는데, 지속적으로 관심 갖고 배워 누구나 수화로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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